이방인 여행/아프리카 2010. 4. 17. 19:09

5살 이후로 소속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늘 조직에 속해 있었고 내 이름 앞에는 나를 소개할만한 수식어를 붙일 수 있었다.
25년만에 수식어를 떼어버렸다.

불확실의 시공간에 변변찮은 통신수단없이 이방인으로 나를 몰아서 검은대륙의 바람을 쐬고있다.
본국에서의 갖가지 사연으로 이국땅에서 살아가고있는 분들을 만나뵈면서
수식어 없는 나를 돌아본다.

중간점검 여행/아프리카 2010. 4. 6. 06:13
왜 가는데?
가서 뭐할건데?
다녀와서 뭐할래?

내외적으로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이다.
이젠 대답하기도 귀찮다. 1년뒤에는 더 유창하게 답 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에 온지 20여일이 지났다.
회사에서의 20여일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만나고, 흑인에 대한 경계로 밤을 뒤척이기도 하고,
동물들로 인해 사고를 당하고, 교민들의 고충도 듣고,
선교사님의 무한퍼줌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자전거는 수단이다.
내 발의 기운을 페달과 체인, 바퀴에 전달하여
아프리카를 땅을 느껴보고 싶다.
광활한 대지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자연에 경의를 표하며
조물주의 위대함에 순복하고 싶다.
가난이 악행에 대한 죄의식을 무디게 만들어 버리는 이 검은대륙의
아픔을 느끼고 싶다. 울어보고 싶다.
대한민국의 88만원세대라 불리우는 친구들에게
용기를 주고싶다. 비록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할지언정...

갈길이 멀다.
여전히 치안과 질병에 대한 경계로 인해 하루하루가 불편하지만
가보려한다.
세상은 정말 넓다.

Border of Botswana 24MAR2010


<South Africa와 Botswana의 국경 Skilpadshek>

JS의 South Africa 비자가 만료되는 날 우린 국경에 도착했다. 바다 외의 국경을 처음 본 나로서는 생소한 모습이었다. 50여 미터를 사이로 South Africa와 Botswana 이민국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냥’ 도로였다. 자전거 앞 바퀴에 태극기를 휘날리며 아프리카의 두 개 나라를 달려 본 느낌은.. 머 벌 거 없네~ ㅋ


Botswana Mar2010


< Botswana의 하늘 – 서울의 하늘과는 참 다르다 >

하늘이 참 이쁘다. 맑다. 서울과 이천의 우중충한 하늘을 보며 살다가 매일을 쾌청하고 맑은 하늘을 보니 내 마음도 맑아지는 것 같다. 공기도 참 좋다. 어느 사진작가는 보츠와나의 하늘만을 가지고 사진전을 했다는군. 아프리카에서는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그림이 된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닌 듯.

 
Village Church 28MAR2010
 


< 달력하늘과 교회 >

Village Church는 Botswana의 Lobatse 에서 30여 Km 떨어진 어딘가에 위치한 현지 교회이다. 세가지 언어(Setswana, English, Korean)로 드려지는 예배는 산만한 느낌이었지만 동시에 비장함이 있었다. 이 땅에 그리스도의 도를 전하기 위해 본국의 편리함을 떠나온 선교사님들이 있는 곳이었다.


Good Hope 31Mar2010

 
< Good hope 의 Stump 학교의 진입로 공사중인 KY, Johnson, BM >

Botswana에 온 날 Lobatse 에서 Good hope로 왔다. Stump라는 옛 기술학교안에 있는 김종암목사님댁에서 여장을 풀었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본인의 소명을 감당하고 계신 존경스러운 목사님이시다. 자식 이야기할 때 자랑인 것 같아서 말하길 꺼려하시면서 말씀하신 것이 세상에서의 자식들의 성공이 아니라 자식들 각자의 영적 성숙을 이야기하셨다. 부끄러워졌다. 순수한 신앙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도와드리고 싶다.
Stump에는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제초작업, 묘목심기, 진입로 평탄화 작업 등등……오랜만에 삽질하고 곡괭이 질 하니 손에 물집도 잡히고 근육도 불편해했지만 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만끽했다. 함께한 Johnson, BM, JS가 있었기에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Good Hope를 떠날 날이 다가온다. 아쉽다. 김목사님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

인천 국제공항 19:40 17. Mar. 2010


<인천공항에서 밤을 새며 짐을 다시 정리하는 근용>


   출발 예정일. 예정시간. 넘겼다. 못 탔다. 아프리카로 떠나지 못했다.

수화물 30kg 초과에 200만원을 내라는 S항공사의 요구는 날 화나게 만들었지만 약자인 나는 출국을 미루고는 짐을 뺐다. 20kg을 넘게 감량하여 8kg 초과에 54만원을 물고 그 다음날 아침 710에 싱가포르를 경유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 정보력 부족이니 S항공사를 탓하지 않겠다. 그런데 그냥 싱가포르가 마음에 안든다.



싱가포르 Changi 국제공항 18 Mar 2010

 


<Tampines mall 앞에서 싱가포르의 밤공기를 마심>


   12
시간여의 싱가포르에서의 대기시간. 금요일까지 출근하고 토요일에는 부산에 내려가서 어머니와 작별인사하고 월요일에 상경하여 이사 짐 정리하면서 서울에 취업을 한 동생에게 짐을 보내고 수요일 출발하는 날까지 거의 이틀 밤을 새며 서울생활의 흔적을 지워내느라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12시간의 그 아까운 시간 중 2시간을 겨우 정신을 챙겨서 Changi 공항에서 가까운 작은 마을을 구경하고 왔다. 6년 만에 귀걸이를 한 것으로 만족. 지하철과 택시도 타봄. 꺄오!



남아프리카공화국 19-20 Mar 2010

 


<IKHWEZILETHEMBA primary school 의 바자회에서 만난 아이>


   06:50
19 Mar. 2010 눈뜨고 코 베인다는 Johannesburg 공항에 예상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 BM과 아프리카에 온 것을 실감하며 대형수화물이 나오는 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짐을 찾아 게이트를 나옴. 그리고 JS와 만남. 감동. 감격. 환희. 흥분. 와우!

   다음날 남아공 사랑의 교회에서 주최하는 바자회에 참석하여 현지인들을 만남. 세계각지에서 기부로 들어온 의류를 아주 싸게 현지인들에게 팔고 그 수익금으로 다시 현지 학교를 지원하는 바자회에서 짐 나르고 옷 팔고 웃고 떠들고 사진 찍으면서 하루를 보냈다.


Woodbine, South Africa 22 Mar. 2010


<수십 명의 흑인이 숙식하는 Game farm 에서 무사히 하룻밤을 보낸 후 기념촬영>


   Pretoria
에서 Groot Marico까지 차로 태워주신 박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첫 라이딩. Woodbine에서 숙박을 하고자 하여 잠자리를 찾던 중 백인을 만나서 캠핑 장이 있는지 물었는데 Farm이 있다고 하여 따라갔는데…… 거의 쓰러져가는 창고 같은 건물이 있고 그 옆 공터에서는 수십 명의 남자 흑인들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날은 거의 저물었고 우린 거기서 잘 수 밖에 없는데 그 분위기에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선입견. 흑인남성무리에 대한 선입견이 우리의 말초신경을 자극했고 텐트 칠 엄두도 못 내며 불침번을 서면서 짐과 목숨을 사수하자는 비장한 각오로 하룻밤을 보냈다. 무사히 살아남았다. 라이딩 첫날 밤을 그렇게 보냈다. 5000km의 라이딩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날 밤의 내 마음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머리가 좀 복잡하다.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부끄럽지만 한국일보 인터뷰 기사가 났다
주목받는건 부담스럽지만 이 기사로 인해
모기장 후원이나 좀 들어왔으면 좋겠다.  ==>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님. 아래 글 확인바랍니다.
지금까지 100여만원 후원받음.

http://news.hankooki.com/lpage/people/201003/h2010032121513891560.htm

test in South Africa zeerust
안녕하세요
 
한양 ivf 99 이근용입니다
 
나라 안팎으로 뒤숭숭한 요즘입니다.
사실 그러고 보면 안 뒤숭숭한 적이 언제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과 교회, 직장에서 주님의 은혜를 늘 누리시길 기도 드립니다.
 
개인적인 소식을 한가지 알려드리려 합니다. 더불어 기도부탁을 드립니다.
제가 이번 주 수요일(3월17일)에 아프리카로 출국을 합니다.
지난 금요일로 3여 년간의 회사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아프리카의 생활은 앞으로 1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이곳 저곳(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모잠비크,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말라위 등)을 자전거를 타면서 둘러보고 모기장을 후원하는 프로젝트를 금년 8월경까지 진행하려 합니다.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선교사님을 도와서 신학교(우간다)와 병원(말라위)에서 지내려 합니다.
전자전기전공에다가 3여 년 정도 IT분야에 있으면서 DB를 했기 때문에 컴퓨터나 전기기기 쪽에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르셨던 분은 좀 놀랄만한 이야기이겠지만 1여 년을 준비했고 이제 곧 떠나게 되었습니다.
 
 'Soul Africa’ 라는 이름으로 이번 여행을 시작할 것이며 상반기에는 모기장후원을 하게 됩니다. 첨부파일에 간단하게 일정과 나라가 나와있고, 프로젝트를 위한 포스터도 첨부했습니다.
마음이 동하시면 후원을 해주셔서, 말라리아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사람들에게 조금의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일행이 있어서 각자 모금활동을 하고 있고 그 결과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투명하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그 후의 활동은 선교지(신학교, 병원)에서 이루어질 텐데 관련하여 앞으로 종종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기도제목을 정리했습니다. 꼭 기도 부탁드립니다.
1.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깊이 경험하는 1년이 되도록
2. 어머니와 동생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거할 수 있도록
3. 모기장후원 프로젝트와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가운데 겸손하게 하나님을 높일 수 있도록
 
예전에 학사회일을 할 때는 괜찮았는데 개인적인 활동에 계좌를 적으려니
좀 민망하지만 좋은 곳에 사용하려 하니 마음이 동하셔서 후원을 해주시면
정말 좋은 곳에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연락주세요
수요일 오전까지는 연락이 가능합니다. 016 9420 0006 입니다.
그리고 개인 blog에서 아프리카 소식을 전하려 하니 궁금하시면 구경하러 오세요
bildasy.tistory.com 입니다.
 
모기장후원
농협 45702-425966
신한 110-026-167895
 
개인후원
시티은행 890-10262-262-01
 
이상 예금주: 이근용
 
 
지난 수년동안 학부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땅에서의 삶이 쉽지않고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것 없다고 느낄때가 많았습니다.
지금 저의 선택이 도피로 비춰질수도 있고, 용기있는 결단으로 비춰질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지금 제가 가는 이 길이 제 힘으로는 도저히 할수 없다는 것임은 제대로 알고 있습니다. 제 삶에서 주의 의가 온전히 높아지길 소망하며 이 길을 끝가지 가고자 합니다.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샬롬.
이근용 드림





Preparation 여행/아프리카 2010. 2. 4. 12:16

Front and Rear rack
Handle bar bag
Front and Rear Pennier
Tent
Air mat

Mosquito net
Kocher
Bunner

잠시

한국을 떠나

아프리카에서 

보고
만나고
주고
듣고
고생하고
아프고
울고
배고프고
웃고
화내고
그리워하고
기뻐할 것입니다.

그리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건강하게
돌아올수 있기를
기도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