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국제공항 19:40 17. Mar. 2010


<인천공항에서 밤을 새며 짐을 다시 정리하는 근용>


   출발 예정일. 예정시간. 넘겼다. 못 탔다. 아프리카로 떠나지 못했다.

수화물 30kg 초과에 200만원을 내라는 S항공사의 요구는 날 화나게 만들었지만 약자인 나는 출국을 미루고는 짐을 뺐다. 20kg을 넘게 감량하여 8kg 초과에 54만원을 물고 그 다음날 아침 710에 싱가포르를 경유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 정보력 부족이니 S항공사를 탓하지 않겠다. 그런데 그냥 싱가포르가 마음에 안든다.



싱가포르 Changi 국제공항 18 Mar 2010

 


<Tampines mall 앞에서 싱가포르의 밤공기를 마심>


   12
시간여의 싱가포르에서의 대기시간. 금요일까지 출근하고 토요일에는 부산에 내려가서 어머니와 작별인사하고 월요일에 상경하여 이사 짐 정리하면서 서울에 취업을 한 동생에게 짐을 보내고 수요일 출발하는 날까지 거의 이틀 밤을 새며 서울생활의 흔적을 지워내느라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12시간의 그 아까운 시간 중 2시간을 겨우 정신을 챙겨서 Changi 공항에서 가까운 작은 마을을 구경하고 왔다. 6년 만에 귀걸이를 한 것으로 만족. 지하철과 택시도 타봄. 꺄오!



남아프리카공화국 19-20 Mar 2010

 


<IKHWEZILETHEMBA primary school 의 바자회에서 만난 아이>


   06:50
19 Mar. 2010 눈뜨고 코 베인다는 Johannesburg 공항에 예상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 BM과 아프리카에 온 것을 실감하며 대형수화물이 나오는 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짐을 찾아 게이트를 나옴. 그리고 JS와 만남. 감동. 감격. 환희. 흥분. 와우!

   다음날 남아공 사랑의 교회에서 주최하는 바자회에 참석하여 현지인들을 만남. 세계각지에서 기부로 들어온 의류를 아주 싸게 현지인들에게 팔고 그 수익금으로 다시 현지 학교를 지원하는 바자회에서 짐 나르고 옷 팔고 웃고 떠들고 사진 찍으면서 하루를 보냈다.


Woodbine, South Africa 22 Mar. 2010


<수십 명의 흑인이 숙식하는 Game farm 에서 무사히 하룻밤을 보낸 후 기념촬영>


   Pretoria
에서 Groot Marico까지 차로 태워주신 박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첫 라이딩. Woodbine에서 숙박을 하고자 하여 잠자리를 찾던 중 백인을 만나서 캠핑 장이 있는지 물었는데 Farm이 있다고 하여 따라갔는데…… 거의 쓰러져가는 창고 같은 건물이 있고 그 옆 공터에서는 수십 명의 남자 흑인들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날은 거의 저물었고 우린 거기서 잘 수 밖에 없는데 그 분위기에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선입견. 흑인남성무리에 대한 선입견이 우리의 말초신경을 자극했고 텐트 칠 엄두도 못 내며 불침번을 서면서 짐과 목숨을 사수하자는 비장한 각오로 하룻밤을 보냈다. 무사히 살아남았다. 라이딩 첫날 밤을 그렇게 보냈다. 5000km의 라이딩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날 밤의 내 마음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머리가 좀 복잡하다.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잠시

한국을 떠나

아프리카에서 

보고
만나고
주고
듣고
고생하고
아프고
울고
배고프고
웃고
화내고
그리워하고
기뻐할 것입니다.

그리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건강하게
돌아올수 있기를
기도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