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y to Czech 여행/유럽 2012. 5. 18. 23:24

오늘은 5월 18일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2주년이 되는 해. 이 해에 내 친구들이 태어났다.

MB는 4년째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분의 역사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5월은 잔인한 달이다.

많이 아팠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정신이 그야말로 혼미(!)한 달이다. 

그 와중에도 살아남는 법을 찾아서 아등바등하며 잔인한 봄의 한가운데서 다시 옛 사진을 들추고 있다.


내일은 내 친구 만석이가 결혼하는 날.

십삼 년 전, 그 때가 새록새록 생각나는 궁상 맞는 오늘이다.


Anyway

다시 1년 전 유럽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Germany Berlin 8 Jan 2011

<Berlin Wall>

베를린에 있는 기념관 벽면에 붙어 있는 그림이다. 장벽을 쌓던 모습. 군인들의 총을 등 뒤로 벽돌을 쌓던 벽공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자신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목숨만이라도 부지한다면 다행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 지금은, 이렇게 살아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삶이 그 때보다 다행이라 할 수 있을까.

진리, 정의, 사랑 이런 것은 이 세상에서는 흉내만 내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아주 '비성경적인' 생각들이 스며드는 잔인한 5월이다

서른두 살의 청년에게 저런 단어는 점점 괴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Germany Berlin 8 Jan 2011

<Berlin Wall  옛 소련의 브레즈네프와 옛 동독의 호네커>

꽤나 유명한 키쑤. 정치의 역사는 무섭다.

모른척 살면 답답하고, 알아갈수록 이해안가고, 아는 것들은 혼란스럽고.

생각의 아웃소싱을 해야겠다. 믿을만한 사람을 믿어서 생각의 집중화를 해야겠다. 


Germany Berlin 8 Jan 2011

<Berlin Wall>

대한민국의 휴전선은 예수님오시기 전에 끊어질까?

1년 사이에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이 그 뒤를 이었다. 독재약발이 좀 떨어질 때가 되어가는 듯한데, 이 한반도의 분단은 언제까지 일까.


Germany Berlin to Czech Praha 9 Jan 2011

<유럽여행과 함께한 내 짐>

 베를린을 떠나 프라하로 간다. 다시 라이프치히로 돌아갈 테지만, 종석 형을 만나기 위해, 유명한 프라하 성을 보기위해 떠났다. 우간다를 떠날 때부터 함께했던 내 짐. 왼쪽 가방은 말라위에서 선교사님께 받은 가방이고, 오른쪽은 자전거 때부터 함께한 라푸마 배낭. 침낭과 배낭을 제외한 자전거 용품은 거의 다 정리를 하고 남겨놓은 것들이다.

 정말정말 감사한 것은, 1여년의 장기여행 기간 동안 양말 한 짝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사실. 사실 7년 전 첫 해외여행이었던 스리랑카에서 난 내 모든 짐들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캐리어를 잃어버리고, 여권이든 가방을 잃어버리고.. 아직까지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지만, 그 모든 짐을 다시 다 찾았다는 사실. 

 어쨌든 난 이 짐들과 함께 프라하로 향한다.


Czech Praha 9 Jan 2011

<고성이 많다. 고성은 내 친구>

 종석 형을 만났다. 프라하에서 말이다. 배고픈 대학 2학년 시절, 학교 앞 맥도날드에서 형이 나에게 버거세트를 사주었던 그때를 난 아직 기억한다. 형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난 그때 참 배가 고팠다.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십년이 지나서 형은 결혼을 하고 체코 주재원이 되어 왔고, 난 여행객이 되어 만났다. 감동이다.

Sokolska youth hostel에 머물렀다. 


Czech Praha 9 Jan 2011

<길거리>

프라하의 거리는 멋있다. 지상전철인 Tram도 운치가 있고, 건물이 모두 달력사진이다. 세계대전의 소용돌이가 다행히 빗겨간 곳이었다. 


Czech Praha 9 Jan 2011

<종석형님의 귀여운 손짓. Smichov, Praha>

그 분. 애아빠. 남편. 

주일에 교회를 못 찾아서 커피숍에서 잠깐 성경을 읽는 것으로 우리의 소임을 다했다.

지난 아프리카에서 꾸었던 꿈을 나누었고, 칙칙한 여행자에게 달콤한 커피한잔의 여유를 느끼게 해준 프라하의 오후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어느 작은 도시에서 누나와 아이와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Czech Praha 9 Jan 2011

<현다이 in Praha>

다른 좋은 그림은 다음으로 남겨두고, 전철역에 보인 큼지막한 현대차광고를 한 컷 올린다.

조폭 현대지만, 해외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유럽의 멋진 건물,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꾸어다놓은 보릿자루마냥 덩그러니 브이 자를 그리는 독사진이 싫어서 열심히 카메라를 들이대며 쏘다녔지만, 이쁜 그림들은 잘 안 나왔다. 

그래도 덕분에, DSLR M모드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