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ganda 여행/아프리카 2011. 1. 3. 16:21
Uganda Jinja 30 OCT 2010
<Source of Nile (the White Nile)- 백 나일강의 발원지>
 탄자니아에 거친 버스여행을 통해 도착한 우간다에서 며칠은 푹 쉬었다. 장기여행은 템포조절이 필요하다. 다행히 아직까지 말라리아를 걸리지 않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일주일 동안 컴퓨터 A/S기사가 되어 학교 창고에 널 부러진 PC부품들을 확인하고 다시 조립하여 완제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펜티엄 3, windows 98 이런 것들이 남아있는데 헐……이었다. 
 Kumi로 갈 때가 되었다. 수도 Kampala로부터 북서쪽으로 310여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골이다. 여기 십여 년 전에 기아대책이라는 NGO에서 주도하여 Kumi university를 세웠는데 아직까지도 학교를 정착하는데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곳이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부총장님과 기아대책봉사단원과 함께 떠났다. 차로 두 시간 정도 달리자 Jinja라는 도시가 나왔는데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나일강의 발원지가 거기 있었다. 나일강은 우간다의 백나일, 에디오피아의 청나일로 불리는 두 물줄기가 합쳐진것으로서 두 발원지에서 Sudan으로 흘러 Khartourm에서 만나 이집트를 지나 지중해로 간다.

  
Uganda Kumi 31 OCT 2010
<모리까라 – Kumi 대학 소유의 학교부지>
  Kumi 지역은 내전으로 사람들이 많이 죽었던 곳이다. 마을사람들의 반정부적 성향이 강하고 학교가 들어서기 전에는 황무지였다고 한다. 학교를 돕는 분들을 위한 숙소가 있는 모리까라에서 2주간 머물렀다. 바위와 나무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정말 멋있는 곳이었다. 입구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는 Rock Painting이 있으나 관리상태는 엉망이다. 먹을 물과 음식의 부족을 느끼는 이들에게 그런 것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사진 중간에 바위는 무덤이다. 10여 년 전 학교를 돕기 위해 온 단기선교 팀의 한 청년이 말라리아로 운명을 달리하였다. 다른 곳에도 무덤이 있는데 동일하게 단기선교를 와서 교통사고를 당한 청년의 무덤이었다. 그런 아픔과 슬픔이 많았지만 이제는 회복될 일만 남았다. 


Uganda Kumi 31 Oct 2010
<Kumi University Chapel – 대학교 안에 있는 교회>
Kumi가 시골이긴 하지만 대학교에 있는 교회여서 그런지 비교적 형식과 설비들을 갖추어 놓고 있었다. 준비된 성가대들이 몇 팀씩 찬양을 하고 예배에 참석한 이들은 크게 환호했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현지교회를 좀 가봐서 열정적인 찬양에 많이 익숙해지긴 했지만 이곳은 특이한 환호성이 있었다. 주로 아줌마들이 하는 고음의 환성은 정말 적응이 안 된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춤과 노래에 탁월한 재능을 타고난 것 같다. 몸놀림과 노래화음을 맞추는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현지인들의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에 화가 나도 예배시간에 진정으로 찬양을 드리는 것을 보면 이들도 하나님께서 정말 사랑하시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며, 나를 돌아 보게 된다. 난 어떤 사람인가.


Uganda Kumi 14 Nov 2010
< Mango Tree in Kumi University – 나무아래서 수업을 한다>
Kumi 대학은 영국의 교육시스템(우간다의 대부분 국가행정, 교육시스템은 영국에서 가져왔다.)을 따르고 있다. 제도는 선진국의 것을 가져와서 정말 탁월하나 그것을 따르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경제적 여건이 받쳐주질 않아서 아직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한국의 일반정규교육을 받은 나로서도 구멍이 너무 많이 보였다.  
학교 안에는 아직 노는 땅이 많다. 주위 마을사람들이 소, 염소 등을 데리고 와서 곳곳에서 풀을 먹이는데 재미있는 광경이다. 큰 망고나무들이 많아서 그 아래 그늘을 강의실처럼 사용하고 있다. 수업의 효율성으로만 따지자면 좋은 방법은 아니겠지만 낭만이 있어 보인다.


Uganda Soroti 7 Dec 2010
< Mosquito net Receipt - $300 모기장을 구입하여 Amuria 지역에 전달하였다 >
아프리카여행의 모기장프로젝트의 마지막 수행 날. $300치의 모기장을 Soroti에서 105개 구입하여 난민캠프가 있는 Amuria지역 분들께 전달했다. 한국의 감기같이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는 사실 그렇게 두려운 병은 아니다. 말라리아는 약을 먹으면 낫는다. 한국에서 아프리카를 방문했던 사람들이 돌아가서 말라리아가 발병하여 죽은 사례들이 있었는데 빨리 약을 먹지 않아서 그랬던 것이다. 약 먹을 시기를 놓친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그 흔한 말라리아에 대해, 모기장이 없어서 말라리아 모기에게 물릴 확률이 큰, 그리고 돈이 없어서 걸리면 속수무책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너무 많다. 정말 많다. 젠장. 

Uganda Kampala 25 Dec 2010
< RTC chapel – 크리스마스 예배 >
 12,1,2월은 원래 우간다의 건기라 한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리는데 비가 한차례 억수같이 퍼부었다. 아프리카의 날씨는 다혈질이다. 한차례 비가 왁 쏟아지다가 곧 그쳐서 해가 쨍 하고 얼굴을 내민다. 그래서 그런지 우산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비오면 잠시 피해서 멈추길 기다렸다가 그치면 간다. 
 햇빛 쨍쨍한 오후와 반팔과 반바지의 크리스마스. 영 익숙지 않다. 으레 크리스마스가 되면 눈이 오길 기대하고 두툼한 외투에 장갑에 모자 쓴 모습을 떠올리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세상의 절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Uganda Kampala 30 Dec 2010
< RTC network >
 Kumi university와 Reformed Theological College 를 왔다갔다하면서 컴퓨터 네트워크 작업을 했다. 두 군데다 파일서버를 구축하고 추후에 DB작업을 하기 위한 infra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제한적인 인터넷과 불안정한 전기로 어려움이 좀 있었다. Kumi는 문제점을 찾고 서버셋팅하는데 까지 진행했고, RTC에서는 무난하게 파일서버는 구축 했다. Active Directory를 공부 좀 했는데 관리자의 부재 시에는 있느니만 못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접었지만 언젠가 다시 도전해 볼만한 분야인 것 같다. 
 우선 windows 2003을 이용해서 서버를 구축한 상태에서 NAT, DHCP 등을 이용해서 인터넷 서비스와 인트라넷을 어떻게 조화시켜서 많은 clients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혼자 해야 하는 일이고 불안정한 인터넷과 전기는 짜증을 나게 만들었지만 어쩔껴 TIA(This is Africa) 인걸. 
 2010년이 끝나갈 즈음해서 컴퓨터 관련 일들이 다 마무리가 되었다. 매뉴얼을 만들어서 관련 분들께 전파교육도 했다. 내가 없더라도 아무 문제 없이 오랫동안 잘 동작하면 좋겠다. 
 사실 컴퓨터는 내가 짝사랑하는 분야이다. 3여 년간 DBA(Database administrator)로서 컴퓨터 분야에서 일을 했고, 더 잘하고 싶지만 대상은 너무 멀어 보이고 스스로 잘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런 분야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가진 것으로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며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IT specialist.후훗

Uganda Kampala 31 Dec 2010
< Tonny and Chris – 4년만의 해후>
2006년 여름. 남들 다 토익공부와 졸업작품을 위해 피를 말릴 대학4학년 여름방학. 난 룰루랄라 미국 Vermont 주의 캠프장에 카운슬러로 2달을 보냈다. 주의 은혜로 4학년 1학기 때 취업이 되었고, 캠프를 다녀온 2학기 때는 더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 그 캠프장에서 만난 우간다 친구 Tonny. 당시 캠프장에서 옆방을 사용했고, 보스턴으로도 같이 놀러 갔던 친분이 있던 터라 이번에 시간이 잘 맞아서 만날 수 있었다. 
  우간다와는 재미난 인연이 있다. 1999년 여름. 동서울 IVF여름수련회에 대학신입생으로서 오프닝무대를 준비했는데 그룹을 나누어 ‘God is so good’이라는 찬양을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로 부르며, 분장하고 옷도 갖춰 입고 입장을 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우간다 팀에 속했고, 우간다어 (Luganda, 많은 우간다 방언 중에 수도 Kampala 지역의 사람들이 쓰는 언어)로 찬양을 하게 되었다. 그때 Luganda 찬양을 배웠던 것이다! 그리고 2006년 Tonny 라는 우간다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2010년 우간다로 인생의 획을 그을 아프리카 여행을 오게 된 것이다. 
  모르죠. 또 올지..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사바, 싸모사, 패션플루트(passion fruit), 잭프루트(jack fruit) >
우간다를 비롯한 주변 아프리카 나라들은 12,1월이 망고시즌이고 그 전에는 파파야시즌이다. 맛있는 열대과일을 정말 싼값에 먹을 수 있다. 망고나 파파야는 한국에서 비싸지만 수입해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이지만 passion, jack fruit는 여기서 처음 보았다. 한국에서 먹어본 어떤 과일로 비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열대과일이다. Jack fruit은 약간 구린내가 나지만 쫀득한 황도 같은 과일이고, passion fruit는 신맛이 일품인 정열적인 과일이다. 이 두 과일은 한국가면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카사바는 고구마와 감자의 중간 정도되는 것 같고 싸모사는 우리나라 튀김만두 같은 음식이다. 간식으로 먹기는 좋다. 
 사진을 못 찍었는데 Rolex라는 탁월한 간식이 우간다에 있다. 짜파티라는 우리나라 얇은 빈대떡 같은 것에 계란스크럼을 야채와 함께 올려 돌돌 말아 먹는 건데 정말 맛있었다. 가격도 900 UGX (2300 UGX = 1USD = 1150 KRW) 한국 돈으로 450원정도 한다. 완전 맛있어…특히 쿠미 대학 앞 Nyero 사거리에서 파는 로렉스는 진짜 명품이다.   

Uganda Kampala 31 Dec 2010
< New park – 봉고처럼 생긴 마타투 혹은 Taxi 라고 불리는 버스들의 정류장 >
지옥. 그런 느낌이다. Kampala에는 두 개의 큰 버스 정류장이 있다. Old Park, New Park. 가봐야 안다. 가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다. 엄청나게 많은 마타투행렬과 boda boda(우리나라에서의 오토바이를 가지고 택시처럼 운행한다) 그사이로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섞여있는 모습은 과히 끔찍하다. 거기에다가 지독한 매연은 숨쉬기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곳에 사람이 산다. 그런 복잡함 속에서도 질서가 있고 발전이 있다. 좀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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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마지막 날을 보낸다. 며칠 뒤면 유럽으로 떠나게 된다.
지난 3월에 시작한 아프리카여행을 슬슬 마무리 할 때이다.